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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멘티이야기 장미란 재단의 멘토와 멘티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멘토 장미란] 스포츠 꿈나무 키우며 인생 2막 연 '로즈란'(조선일보 2017.06.15) 2017.06.15

[멘토 장미란] 스포츠 꿈나무 키우며 인생 2막 연 ‘로즈란’(조선일보 2017.06.15)


[은퇴 후 ‘장미 운동회·콘서트’ 여는 ‘역도 女帝’ 장미란]
장미란재단 설립… 5년째 후원… 토크 콘서트 열고 학생 진로 상담
어려운 아이들 위한 운동회도 열어 “선수 때 받은 사랑 돌려주는 것”


”여자 헤라클레스, 처녀 역사(力士)…. 이런 별명뿐이었는데 런던올림픽 끝나고 ‘로즈란’이라고 불러주시니 저도 여자인지라 좋더라고요(웃음).”

한국 여자 역도의 전설 장미란(34)이 토크콘서트 ‘장밋빛 인생’에서 마이크를 들었다. 체육 전공자와 대학 선수를 위해 선배 체육인이 대학을 방문해 진로를 상담하는 자리로, 고려대와 호서대에 이어 지난 9일 강릉 원주대에서 올해 마지막 콘서트가 열렸다. 재치 있는 말솜씨로 유명한 장미란은 “어울리든 안 어울리든 ‘장미’로 밀고 가겠다”며 얼어 있던 분위기를 풀었다.



그가 2012년 설립한 장미란재단은 비인기 종목 선수나 스포츠 꿈나무를 후원하고 사회배려계층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탈북 청소년이나 학교 폭력 피해 학생, 지방의 소외 지역 아이들과 함께한 ‘장미 운동회’도 벌써 5년째다. 장미란과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총출동해 운동회가 필요한 학교에 달려간다. 장미란은 “우리는 팀도 청군·백군이 아니라 백장미·흑장미로 나눈다”면서 “함께 몸으로 뛰고 나면 쉽게 친해지고 더 깊은 대화를 하게 되더라”고 했다. “저희 팀이 줄다리기는 무조건 이길 거라 생각하는데 한 번도 우승을 못했어요. 애들이 원망하면 이렇게 말하죠. 얘들아,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단다(웃음).”

대학생을 위한 토크 콘서트는 좀 더 현실적이었다. 선수로 활동하다 부상을 당하고 체육과학연구원을 꿈꾸게 된 학생이 고민을 털어놓고, 운동을 그만두고 코카콜라에 입사한 전 조정 국가대표가 게스트로 왔다. 장미란도 마지막 시기에 바벨을 떨어뜨려 동메달을 놓쳤던 런던올림픽 얘기를 꺼냈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 뒤 바벨을 어루만지는 모습이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았다. “4등을 한 덕분에 돌아와서 국민이 주는 메달도 받아 봤잖아요.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어렸을 땐 싫었던 뚱뚱한 외모가 제 최고의 장점이 됐잖아요.”

런던올림픽 후 5년이 흘렀다. 2013년 공식 은퇴한 장미란은 박사과정을 거쳐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염색한 생머리와 동그란 안경, 아담해진 체구 때문에 이젠 그를 못 알아보는 사람이 더 많단다. 그는 “역도만큼 내가 잘하는 게 없더라”면서 “재단도 예산에 맞춰 운영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 마음만 앞서 실무진한테 많이 혼났다”고 했다. “논문도 쓰고 국제역도연맹(IWF) 선수위원을 맡아 영어도 공부하면서 학생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어요. 역도는 기록이 오르는 게 눈에 보이는데 공부나 취업 준비는 그렇지 않잖아요.” 교수로서 학생과 소통하는 비결은 ‘끊임없는 칭찬’이다. “요즘 친구들 보면 최선을 다하는데도 칭찬받을 데가 없더라고요. 자세가 좀 이상해도, 운동 잘 못해도 ‘지난주보다 나아졌다’고 칭찬해주면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변해요.”

수업 준비와 재단 이사장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연탄 배달이나 독거 노인을 위한 급식 봉사를 간다. 그는 “열에 아홉은 ‘자네가 시합할 때 내 어깨가 다 뭉쳤다’고 하신다”면서 “그런 마음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선수 시절엔 제 컨디션, 제 기록밖에 몰랐는데 지금은 주변을 둘러보게 됐어요. 이젠 더 이루고 싶은 것도 없어요. 그저 하루하루 되돌아봤을 때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습니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5/2017061500119.html